조우형, 검찰 조사서 자신이 김만배에게 어떻게 이용당했는지 진술
김만배, 대장동 의혹 불거지기 전까지 "대장동 사업은 '성남 분들' 사업"
검찰 수사 시작되자 말 달라져…조우형 "김만배, 우리는 이재명이 아닌 유동규와 사업한 것이라고 해"
"'허위 인터뷰' 보고 속았다는 것 알아…신학림과의 인터뷰 통해 다 내게 집어 던져"
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'윤석열 커피' 가짜 뉴스를 만드는 데 천화동인6호 실소유주 조우형 씨를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. 김 씨는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조 씨에게 "형은 광야로 갈 거야. 엉뚱한 방향으로 갈 거야"라며 "나중에 사건이 다 정리된 뒤에야 아니라고 얘기할 거야"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.
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021년 11~12월에 이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어떻게 김 씨에게 이용당했는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.
김만배 씨는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조 씨에게 "대장동 사업은 '성남 분들' 사업"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. 조 씨는 주로 대장동 사업 초기 자금 대출에 관여했고, 이후 인허가 절차에선 배제돼 사업 진행 과정의 내막은 모르는 상태였다.
2021년 9월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김 씨 말이 달라졌다고 한다. 그해 10월 초 김 씨가 조 씨에게 “우리는 이재명이 아닌 유동규와 사업을 했고 이 사건은 유동규 XX의 개인 일탈"이라고 했다는 것이다. 김 씨는 또 조 씨에게 "대장동 '그분'은 유동규이니 혹시 인터뷰하게 되면 그렇게 말하라"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.
당시 '정영학 녹취록'에 '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'이라는 김만배씨 말이 포함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. 김 씨가 조 씨에게 한 말은 사건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라는 '지시'였던 셈이다. 실제 조 씨는 이후 일부 언론에 "'그분'은 유동규라고 생각한다"고 전했다.
김 씨는 그해 10월 10~15일 조 씨에게 "형은 광야로 갈 거야. 엉뚱한 방향으로 갈 거야. 그럼 사람들이 따라올 건데 나는 묵묵히 갈 거야", "나중에 사건이 다 정리된 뒤에야 아니라고 얘기할 거야. 그땐 모든 일이 다 끝나 있을 거야"라고 말했다고 한다.
이에 대해 검찰은 김 씨가 그해 9월 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'윤석열 수사 무마' 허위 인터뷰를 한 뒤 '가짜 뉴스'를 퍼뜨리기로 마음먹고 조 씨를 이용한 것이라고 의심한다. 그때는 조 씨가 신학림 씨의 '김만배 인터뷰'를 아예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.
2021년 10월 초부터 일부 언론이 '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'을 보도하기 시작했고, 민주당에서는 '대장동 몸통은 윤석열'이라는 주장이 나왔다. 당시 조 씨는 이 주장은 거짓이라는 입장이었고, 친민주당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얘기했다. 당시 조 씨는 "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사업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고 그때 윤석열 검사란 존재를 아예 몰랐다"고 설명했는데 정반대 보도가 나가자 주변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.
2021년 10월 말 조 씨는 김만배 씨에게 "미치겠다.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. 형이 해결을 좀 해달라"고 했다고 한다. 그러자 김 씨는 "너도 먼 곳으로 가라. 시간이 지난 뒤 돌이킬 수 없을 때 아니라고 하면 된다"고 했다는 것이다.
조 씨는 대선을 사흘 앞둔 작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 씨의 허위 인터뷰를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. 조 씨는 "애초 김 씨가 '윤석열 수사 무마' 허위 내용을 주장했고 나는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"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.
조 씨는 "김만배 씨가 신학림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다 내게 집어 던졌다. '윤석열과 조우형이 커피 마셨다', '윤석열이 사건 무마했다' 등이었고 한 일간지 기자는 하루에 기사를 서너 건씩 썼다"는 진술도 했다고 한다. 김만배 씨가 조 씨를 불쏘시개 삼아 '윤석열 수사 무마'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는 취지인 셈이다.
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'김만배 씨는 윤 대통령이 2011년 자신의 사건을 덮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'는 진술도 했다고 한다. 2011년 조 씨가 김 씨에게 여러 조언을 구하며 수사 상황을 수시로 공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. 조 씨는 '윤석열 커피'에 대해 "박모 검사가 '부산저축은행 경영진 혼맥 관계를 설명해 달라'고 해 사무실에 갔더니 고맙다며 커피를 준 것"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. 조 씨는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인척이다.
©(주)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
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!